
(C)20th Century Fox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살면서 한 번쯤은 꼭 봐야할 영화.
주의 : 이 글에는 원작 <DRAGON BALL> 혹은 영화 <DRAGONBALL : EVOLUTION>에 대한 치명적인 내용 누설이 담겨있을 수도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토리야마 아키라 선생님의 원작 <DRAGON BALL>의 경우에는 서유기를 바탕으로 모험활극 판타지를 그려내다 천하제일 무도회편에 접어들면서부터 독자의 인기를 위시한 편집부의 압박[…]으로 인한 적을 쓰러뜨려서 강해지면 더 강한 적이 나타나는 무한 에스컬레이터[…]를 걷는 배틀물의 왕도 만화였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소년 점프 만화 특유의 파워 인플레이션을 대표하는 만화이기도 하지만 토리야마 아키라 특유의 공간적 개념과 역동적인 모습을 잘 살리는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을듯한 시원시원한 그림과 강렬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 (…물론 이런식으로 존재조차 잊혀지는 캐릭터도 있습니다만… 이 부분에 관해서는 같은 소년 점프에 연재되는 만화 <은혼> 단행본 20권에서도 풍자되는 부분이 있으니 기회가 닿으시면 한 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 그리고 적당한 완급의 스토리 템포로 인하여 전 세계적으로 통하며 사랑받는 하나의 전설 적인 만화였습니다. 이런 레전드급 원작을 영화화 시키는 것이니 당연히 세간의 많은 관심이 쏠릴 터였겠지만 결단코 90%의 사람들은 이 영화가 원작을 재현해낸다거나 하는 것에 크게 기대를 품지 않았을거라 믿습니다. 실제로 저 자신도 영화를 보기 전까지 “이 영화는 까라고 만들었으니 보고 와서 까주는게 예의” 라는 생각을 했었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입장에서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전체적인 스토리 플롯은 이런 물건이라면 뻔하디 뻔한 전형적인 이야기의 전형적인 진행을 보여주는지라 딱히 기대도 안되는게 사실입니다만, 작년에 개봉했던 영화 <Speed Racer>처럼 원작에 대한 오마쥬를 집어넣으면서도 근미래 미국적으로 재해석한 세계관을 보고 있자니 손오공의 이미지라기보다는 ‘마인 부우편’ 초반부의 고등학생이 되서 사탄시티의 고등학교를 다니던 손오반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됩니다. 거기에 비델 역에 찌찌를 적당히 재구성해서 집어넣은것 아닌가 멋대로 추측해보는데, 토리야마 선생님도 이런 컨셉으로 스토리를 진행시키려다가 (아마도 편집부의 압력으로 추정되는 외부의 간섭으로) 결국에는 천하일무도회를 끌어들이고 또 다시 은근슬쩍 손오반에서 손오공으로 주인공이 교체되며 파워 인플레이션 배틀물로 넘어갔던 적이 있던만큼, 저런 적당한 학원물로서의 <드래곤 볼> 의 느낌은 정말 굉장히 좋았습니다. 물론 이 뒤에 벌어지는 개차반 같은 스토리 진행은… (이하생략)
주윤발이 연기한 무천도사가 이래 저래 중요한 역으로 나온것은 좋은데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컨셉 자체가 아예 삭제된듯 싶다보니 손오공의 도복에는 亀(거북 귀) 가 박혀있는데 이게 어떻게 나오게 된건가는 묻혀버릴 뿐이고…, 이번 작에서 악역으로 등장하는 피콜로 대마왕의 경우에는 애매모호하게 극 초반에 나오던 악당 피라후와 피콜로를 섞어버린듯 싶습니다. 물론 생긴게 은근히 비스무레하긴 합니다만 […], 피콜로의 부하로 나온 이름 모르는 여자같은 경우에도 ‘피콜로와 갑자기 툭 튀어나온 여자 부하 A’ 라는 인상보다는 ‘피라후와 그 부하 여자A’ 라는 인상이 너무 강하게 들었습니다. 야무챠는 나중에 알고보니 한국분이 역할을 맡으셨던데 초반부의 일반인들보다는 무술 좀 하는 껄렁껄렁한 시정잡배 느낌을 너무 잘 살리셨더라고요 […] 이건 진짜 실제로 경험자 아니신가 싶을정도로. 부르마는 적당히 되다만 건카타 잘 나왔대요, 호이포이캡슐은 뭔가 트랜스포머를 떠올리게 만들면서도 우왕ㅋ굳ㅋ 간지가 쩔었고, 그 와중에도 드래곤레이더가 아니라 뜬금없이 영화 제목 약자마냥 DBE가 되버린건 에러.
드래곤 볼을 파워 인플레 만화로 만든 악의 축[…]이자 드래곤 볼의 꽃인 천하일무도회는 이상하게 바뀌어서 나온게 참 아쉬웠습니다. 쟤네 센스라면 천하일무도회의 마스코트인 선글래스 심판 아저씨를 완벽 재현해서 내보낼 줄 알았는데, 보는 사람도 열기가 끓어넘치는 장소가 아니라 그냥 스쳐지나가는 적당히 <그래플러 바키>에 나오는 지하격투장 같은 느낌으로 나오고. 오자루같은경우에도 사이즈가 매우 작아서 아쉽더라고요. 그렇지만 그걸 영상화하기엔 킹콩 이미지 침해일까 싶기도 하네요. 물론 꼬리도 없는데 붉은 달을 본다고 원숭이가 된다거나 피콜로와 짜고 쳐서 세상을 말아먹기 직전까지 몰아갔다던가 카메하메하가 레이저 포가 나가는게 아니라 거대사이즈 번지검[…From <헌터X헌터>] 이 됐다던가 쉔론(신룡)이 너무 짧다던가 같은 이런 너무나도 쉽게 자행되는 지독한 행위[…]는 당연히 조용히 넘기시는게 예의.
원작과의 비교를 헀을 경우에 너무나 심각한 괴리감으로 인하여 원작의 팬들을 분노케 만들어주는 영화입니다만, 일단 아무 생각 없이 적당하게 (까기좋은) 영화를 보시고 싶으신 분들을 포함하여 원작을 아시는 분들께도 꼭 한 번은 보실것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영화를 보신 분들은 “어디서 이딴 영화를 추천해서 나를 낚으려고 하냐!?” 라고 화내실 수도 있지만 이 영화의 진정한 가치는 영화 감상 후 원작 <DRAGON BALL>을 완독함에 있어서 발휘합니다. 원작에서 파생되는 물건이 원작의 훌륭함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빛을 발하게 해주는 감초같은 역할에 있는 것을 볼 때 이 영화는 이런 목적에 있어서 너무나도 충분한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그런고로 여러분 이런 시기에야말로 원작 <DRAGON BALL>을 다시 펼쳐보시는건 어떠실지요. 물론 한국어 정식발매판의 ‘물같은 번역’은 제가 뭐라고 할 말이 없습니다만…
컹군 says:
까기 위한 영화라..
아예 볼 생각도 없었는데 말이죠
딴건 다 몰라도 가메하메하 연출은 제대로 해줬음이 바램이었는데 말입니다 ㅡㅡ
고무루피 says:
물론 저는 좋게 말해서[…] 원작의 위대함을 살려주는 감초같은 영화라고 우기고 싶습니다.
카메하메하는 처음엔 카메하메하 스러웠다가 중간에 갑자기 원작에서 피콜로 대마왕을 조졌을 때 쓰던 어퍼컷을 합쳐놓은 기분의 기술이 튀어나와서 원작 카메하메하의 매력을 느끼기엔 뭔가 불충분한 기분이 드는지라 50%정도 아쉽습니다.